4.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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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클라우드에 대량의 메모리를 저장하고 동시에 현실과 비슷한 수준의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연산력이 필요하다. 이는 곧 엄청난 에너지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로의 일시적 도피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선 전력의 안정적 공급은 물론이거니와, 혹여나 있을 미연의 사고에 대한 방지책으로 다양한 에너지 공급 채널이 핵심적이다.
전세계 곳곳의 심해와 평균 마이너스 7천층에 달하는 육지의 지하 속에 수백기가 넘는 메타 클라우드 서버가 설치되었고 남은 10억여명의 인구의 마인드가 Seed에 담겨 업로드 되었다. 지각의 5,000~20,000M가 넘는 깊이에 수백개의 초대형 벙커들이 만들어졌다. 이 엔진을 가동하기 위한 기본 에너지는 지열에서 충당했으나, 이로는 충분치 않았다.
두번째 에너지 공급원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다이슨 거울(Dyson mirror)이다. 다이슨 거울은 탁해진 지구 대기를 벗어나 우주 공간에서 순수한 태양에너지를 받아 최대 일주일간 저장한다. 그 후 혼탁한 대기가 맑아졌을 때를 틈타 지상에 설치된 에너지환원소의 대형 리시버에 레이저빔을 쏘아 저장된 다량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불규칙하게 순환하는 대기로 인해, 다이슨 거울 에너지원은 안정적인 공급채널이 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세번째 에너지원은 미니 입자충돌기에서 만들어진 퓰’Fuel’이다. ‘Fuel’은 인류 과학으로 영원히 정복할 수 없다고 알려진 반물질 중 반수소로, 2nd 오르도비스기 대멸종 전 인류 문명 최고의 부산물이며, 그 어떤 에너지보다 효율적인 최첨단 기술이다. 과학자들은 아주 극미량의 반입자 물질을 감속포획 저장하는 기술을 발명해냈고, 이는 과거 사용하던 비효율적인 배터리 저장 방식에 머물러 있던 인류를 자유롭게 했다. 퓰의 저장장치인 캡슐은 대부분의 충격을 견디며, 휴대가 간편하다. 단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아 캡슐이 깨지면, 지름 약 수백 미터의 공간에 있는 모든 물질은 가루가 되어버릴 규모의 폭발이 일어난다. 퓰은 곧 돈이다. 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일수록 메타버스 속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세계는 더욱 다채로워진다. 이말인즉슨, 메타버스에도 빈부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