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살아남은 인류, 새로운 생존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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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인류는 살아남았다. 대자연 앞에 그 어떤 영장류 보다 육체적으로 나약했지만, 수천년 간 문명의 지배자로 군림해온 인류의 지혜는 그들의 마지막 희망까지 앗아가게 놔두지 않았다.
하지만 재난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먼지가 태양을 가렸다. 세상은 깜깜한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다. 지표면의 온도가 7도 이상 떨어져 온세상이 딱딱한 얼음으로 뒤덮여버렸다.
대기 중 산화질소 농도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오존층 붕괴와, 이로 인해 태양으로부터 가감 없이 쏟아지는 대량의 자외선(Ultra violet)은 지구상 생존 가능한 모든 생명체의 종말을 의미했다. 식물들이 변이되고, 해양 플랑크톤의 멸종으로 어류가 폐사했다. 쏟아지는 산성비로 작물을 재배할 수 없어 식량난이 도래했다. 과학자들은 최후의 종말의 날까지 2년을 예견했다. 인류는 새로운 생존 방식을 선택해야 했다.
세계 최대의 메타버스 엔진과 클라우드 서버를 구동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 ‘써리얼’은 절망에 빠진 전인류에게 한가지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바로 “The Project Gaia”, 소위 Earth Cloning이라고 불리는 이 터무니없는 계획은, 건강했던 이전 지구의 모습을 메타버스에 복사 재현하여 살아남은 인류의 마인드를 업로드하는 것이다.
계획에 비판적이었던 수많은 회의론자들은 이를 현실 도피라고 조소를 토해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예견한 생태계 파괴가 2년 후 현실로 다가왔고, 전세계가 방사능 모래폭풍에 휩싸여 사막화와 빙하기가 동시에 도래하자, 이를 비웃었던 이들이 그 누구보다도 빨리 앞장서 메타버스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